내 인생을 하루로 볼 때

내 인생을, 내 일생을 하루로 볼 때 지금 난 몇 시 몇 분 쯤에 있을까?
아리카와 마유미의 '서른에서 멈추는 여자 서른부터 성장하는 여자'를 보는 중
아직 오전이니 늦은게 아니란 이야기에 반가웠지만 얼른 계산해 보지 않았었다.
며칠이 지난 오늘, 나 늦은거 아니야? 하는 불안감이 급습해와 펜을 들고 방정식을 써가며 계산해본다.
요즘 평균수명이 80세라고 하니, 나도 그저 평균만 살아보자 하면.
80:24=28:χ
80χ=672
∴χ=8.4 (8:24am)
난 현재 오전 8시 24분에 있다.
요즘같은 날나리 백수생활을 할 때라치면 난 아직 수면 중이고,
평범한 직장인의 일생이라치면 난 출근 중이거나, 부지런한 날이면 사무실에서 컴퓨터를 켜고 부스럭거리며 책상 정리를 하고 있을 즈음이겠다.
그래, 난 아직 시작도 안했다.
2년 1개월이라는 짧다면 짧은 경력을 통해, 내가 무슨 커리어를 쌓아왔으랴.
하루에서 63초동안 한 일이다. 이렇게 계산해 놓고 보니, 더욱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만 느껴진다.
또한 역시 직장인의 평균 근무시간인 9 to 6 를 놓고 볼 때,
내 일생에서 내가 근무해야 할 나이는 30 to 60 이다.
옳허니, 30년을 빡쎄게 일해야 하는구나.
하루 온 종일 같은 일만 지루하게 하는 사람 없다. (음... 실은 있는 것 같기도 한데, 분명 다른일도 중간중간 할껄? -.-)
고로 난 지금 굳이 평생직장 찾아 헤매고 고심할 필요 없다는 거다.
이렇게 간단한 산순데, 그 동안 왜 고민하고 고민하며 1초 2초 버려왔지?
아깝다.
어제 늦잠 잔것도 아깝지, 고민하며 버린 시간도 아깝지, 쓸데없이 플래시게임한 시간도 아깝지... 아.. 지마켓 박스게임.. 그거 심한 중독이다. 1등 하고싶어.
자, 이제부터라도 하루를 알차게 보내보자. 아니, 지금 오늘의 계획을 세우면 된다. 아직 업무착수에 안들어갔거든.
오전 업무, ( 9 - 12:30pm / 30 - 41.6세)
오후에 있을 고객미팅 및 부서회의를 준비함과 동시에 기타 주요 업무를 처리한다.
= 10년, 20년을 내다보며 내 커리어의 기초를 다짐과 동시에 가정을 꾸려 안정을 추구한다.
점심시간, (12:30 - 1:30pm / 41.6 - 45세)
참아왔던 굶주림을 해소하고 활기찬 오후를 위해 적당하게 음식 섭취. 행복함을 느낀다.
= 빡쎄게 보낸 지난 11.6년을 돌아보며 적당한 휴식 취하기. 자식새끼들로부터 행복함도 느낀다.
오후 업무, (1:30 - 6:00pm / 45 - 60세)
오전에 준비했던 자료를 토대로 고객과의 미팅에서 성공적 성과 내고, 부서 회의에서 뛰어난 결과를 제시. 일의 보람을 느낀다.
= 그 동안 쌓아온 경험을 토대로 사업에 도전, 성공. 보람을 느낀다.
야근???? (6:00 - ??pm / 60 - ??세)
아직 못 끝낸 일이 있다. 내일 해도 관계 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난 오늘 하고 싶다. 이건 내 욕심이다. 일단 밥부터 먹고 하자! 아, 맞다 오늘 회식이랬나? 아참, 친구 모임있는데? 집에서 일찍들어오라고 전화네? 헐~
= 아직 만족하지 못한다. 먹고사는데 문제가 안될것 같지만, 그래도 난 일 하고 싶다. 이건 내 욕심이다. 일단 잠깐 밥좀 먹고 하자! 아, 그래 이제 좀 놀까? 아참, 친구들과 나들이? 가족이 최고지? 헐~
늦어도 9시전에 퇴근하자! (9pm / 70세)
힘들어, 효율도 없어. 오전에 좀 더 집중해서 할 껄 후회돼. 그러니까 일찍하고 일찍 퇴근이 장땡! 나머진 내 시간~ 마음데로 므흣.
= 힘들어, 몸도 말을 안들어. 젊었을 때 운동좀 더 할 껄 후회돼. 그러니까 젊어서 일하고 운동하는게 장땡! 나머진 내 시간~ 마음데로 므흣.
어웈쉬... 이거 뭥미. 쓰면서 소름돋았네. 헐.
난 8시 24분이다.
9시부터 시작할 업무 준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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